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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버스에도 티비를 걸어놨는데..

열혈매미 2012. 9. 17. 08:33

  요즘엔 버스에도 티비가 걸려있다.

  간단한 에니메이션과 몇가지 퀴즈들, 그리고 그리고 광고방송들이 나오는 티비인데 한 10분정도만 보고 있으면 대부분의 내용들이 파악이 된다.

  아마 누군가가 그런 생각을 해본거 같다. 버스앞에 티비를 걸어놓고 여러가지 짧은 내용의 에니메이션이나 퀴즈, 지역광고방송들을 볼수있게 하면 여러모로 유익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나는 사실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좋아한다. 터널 벽밖에 보이지 않는 탁 막힌 공간에서 대화조차 나눌수 없는 사람들과 성냥값 속에 성냥들처럼 붙어있는 상황은 나에겐 여간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있다가 너무 답답하면 말없이 혼자 뛰쳐나온적도 몇번 있을정도이다. 그러다보니 난 혼자 타는 경우에난 지하철 보다는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버스를 타면 여러가지를 구경할수 있다. 길가에 심겨진 나무들부터 시작해서 함께 걷는 연인들, 엄마손잡고 가는 아이들,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학교로 뛰어들어가는 학생들, 가끔씩 비라도 오면 빗물이 번진 창문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기도 하고, 김서린 표면에 낙서도 해본다. 버스는 나에게 정해진 전개가 없는 사람들의 삶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티비같은, 때때로는 낙서(?)도 할 수 있는 기가막힌 장난감인 것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이 장난감을 저놈의 티비가 망쳐놨다. 내 앞에서 움직이는 동영상과 광고들이 내 시선은 빼앗아가 버렸다. 창밖을 보고, 감상하고, 혼자서 생각에 잠길수 있는 시간을 빼앗아 버린 것이다.

  창밖에 번져가는 빗물을 보는게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 일인데, 버스에 걸린 티비는 오히려 내가 사랑하던 버스마져도 지하철처럼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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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버스마저 더이상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 제외되어버렸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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